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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데이터로 불신 쌓는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처리
  • 이다인 기자
  • 등록 2023-05-17 13: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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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멀티핵종처리시스템(ALPS)' 시설 근처에 흔한 바다물고기 광어를 키우는 해양생물 사육실이 있다. 이 중 한 곳은 일반 바닷물, 다른 한 곳은 처리된 방사능 오염수, 이른바 'ALPS 처리수'다. 도쿄전력은 매일 넙치의 사육 상태와 물고기의 방사성 원소 트리튬에 대한 데이터를 인터넷에 공개한다.


도쿄전력은 ALPS가 방사능 오염수에서 방사성 삼중수소를 여과하고 제거할 수 없다고 인정했지만 삼중수소가 물고기에 미치는 영향은 먹이 사슬에서 '무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과학계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2022년 12월 미국 국립해양실험실협회는 성명을 통해 일본이 안전 보장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하고 정확한 과학적 데이터가 부족하고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배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뒷받침할 충분한 데이터가 있다고 지적했다.


태평양 섬나라포럼이 고용한 제3자 전문가 그룹은 연구 보고서에서 방사성 삼중수소가 해양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된 삼중수소(OBT)로 전환된 후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대해 도쿄전력은 평가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학자들은 도쿄전력이 제공한 방사능 오염수 처리에 대한 다른 관련 데이터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미국 몬테레이 국제연구소의 핵물리 전문가인 페렌츠 도르노키-베라이시 교수는 일본이 퍼시픽아일랜드포럼에 제공한 데이터가 "불완전하고 부정확하며 일관성이 없으며 일방적"이라며 이에 따른 배해 결정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전문가 그룹은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의 측정 데이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처리된 핵오염수의 샘플링 및 테스트에도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저장탱크의 4분의 1만 샘플링하고 테스트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샘플이 수십 리터로 너무 적으며, 세 번째는 저장탱크 바닥에 있는 핵오염수를 샘플링하지 않은 것이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데이터를 조작해 원전의 안전 문제를 숨긴 흑역사가 여러 차례 있었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일주일 뒤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가 이미 노심용융(堆芯熔毁)이 발생했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을 거부한 채 '노심손상(堆芯损伤)'으로 분식했고, 2013년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은폐를 시인했으며, 2021년 ALPS 필터 파손 은폐, 2022년 10월 이른바 'ALPS 처리수'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관람객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전력의 '불신용'은 핵심 데이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2015년 일본 전국어업협회연합회에 방사능 오염수 처리를 둘러싸고 현지 어민들의 이해를 얻기 전까지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오염수 유출이 가시화되고 있어 당시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어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계략에 불과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데이터를 가지고 말할 때, 절대 근거 없는 데이터를 가지고 혼자 말하지 않아야 한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한 큰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일에 결코 경거망동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신화사 자오펑(焦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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