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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동업(同業)
  • 이윤낙 발행인
  • 등록 2022-09-14 14:17:33
  • 수정 2024-02-28 16: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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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경영하는 것을 동업이라 한다. 동업은 가치나 견해가 다른 사람이 모여 같은 목적과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동업 하지 마라”는 부정적 충고를 듣는다. 그만큼 동업은 어려운 것이다. 

 

동업은 사업이 잘되든 안되든 문제를 안고 있다. 어려워지면 서로에게서 원인을 찾으며 불평과 원망을 한다. 힘들 때 서로를 격려하며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잘 되도 경영권 문제, 이익 분배 등 헤게모니 다툼으로 갈등을 하다 결국 손실로 기결되고 동업자에서 경쟁자로 대립하게 된다. 이래서 동업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동업을 많이 하고 또 잘 한다. 관시(關係)문화를 중시하는 중국사람들은 형제나 친척, 친구 중심으로 사업을 한다. 그 업종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앞장서고 나머지는 투자를 하거나 여러 역할로 도우며 함께 동업한다. 그래서 실패한 경우보다 성공한 케이스가 많다. 

 

중국인들을 타고난 상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비단장수 왕서방’,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중국인이 번다’는 속어도 있다. 중국 상인들은 지역별로 개성이 있다. 상하이 상인은 치밀하고 실용적이지만 때로는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이징 상인은 체면과 형식을 중시하는 관료지향형이고, 둥베이(東北)상인은 호탕하고 스케일이 크고 허풍도 많다. 안후이(安徽) 상인은 의리를 중시하고 지방색이 강해 단결력이 높으며, 광둥(廣東) 상인은 격식을 따지기 보다 창의적인 것에 중점을 둔다. 이들은 서로의 장.단점을 인정하기에 상생이 가능하다.

 

해외에서 사업하는 중국인들을 화상(華商)이라고 한다. 이들은 서로를 동업자로 인식하고 상호 신뢰 속에 공존하며 그 역량을 높여간다. 매년 가을이면 고국에서 한상(韓商)대회가 열린다. 한상이라는 이름의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다.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재외동포가 750만 명으로 국민의 15%를 차지하면서 그 역할과 위상이 커지고 있어 정부에서는 ‘동포청’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한상이 화상에 비해 얼마나 단합되어 있는지에 의문이 있다.

 

어떻게 보면 한상은 넓은 의미에서 동업자이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은 총명하고 순발력과 부지런한데 단결하지 못해 치열한 경쟁으로 공멸하는 경우가 많다.” 고 평가한다. 외국에 와서도 경쟁하며 다투기 때문이다. 상대의 입장과 개성과 전문성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동업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종이장도 맞들면 낮다’는 말처럼 혼자 보다는 둘이, 셋이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더플라자글로벌=이윤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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