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은 정치권 안팎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 전임 정부의 장관이 그대로 유임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더구나 이재명 정부와 윤석열 정부 간의 노선 충돌이 극심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라기보다 상징적이다.
송 장관은 윤 정부 시절 농업 보조금 중심의 전통적 농정 틀에서 벗어나,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구조개혁에 무게를 실었다. 양곡관리법, 농산물 가격안정법, 재해보험법 등 다수의 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며, 무분별한 보조금 정책이 초래할 수 있는 왜곡된 시장 구조와 재정 부담을 지적해 왔다. 그 입장은 농업을 산업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었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보수 정권의 기조와 부합했기에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이번 유임은 보수·진보의 이념을 넘어선 결정으로 읽힌다. 신임 대통령과 사전 교감이나 인연이 없는 인사가, 오직 정책적 역량만으로 유임되는 일은 한국 정치에선 드물기 때문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특정 진영에만 기대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고루 기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동시에 그것은 한국 농업이 처한 위기 앞에서 실용과 개혁의 방향을 선택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농업은 오랫동안 자영농 중심의 공동체적 가치 아래 유지돼 왔지만, 오늘날에는 고령화, 인구 감소, 기후 위기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존의 보조금 확대 방식은 더 이상 해답이 될 수 없으며, 공급과잉과 가격폭락을 반복하는 악순환을 끊는 구조적 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송 장관의 유임은 단순한 인사의 문제가 아니다. 농업이 ‘생산성 중심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는 중대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농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면서도, 시장 친화적이고 재정 책임성이 있는 농정으로 전환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송 장관이 이러한 전환을 설계하고,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은 주목할 일이다.
물론, 유임 결정은 정치적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여야 모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이제 중요한 것은 정치적 색깔이 아니라 정책의 방향성이다. 거대 담론보다 실질적 성과가 필요한 시기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과거의 관성을 넘어서야 한다. 구시대적 퍼주기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송 장관의 유임이 농업계와 국민 모두에게 긍정적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정권의 구분이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과 실효성을 중시한 이번 인사가 한국 농정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발행인: 李潤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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