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의 첨단산업단지 전경. 최근 중국 주요 도시들은 기술 스타트업과 첨단 제조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2~5년간 임대료를 면제하는 ‘임대료 제로’ 정책을 경쟁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중국 주요 도시들이 기술 스타트업과 첨단 제조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국영 산업단지 임대료를 면제하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현지 관료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일류 기업을 차지하기 위한 도시 간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선전, 항저우, 광저우, 후이저우, 쑤저우 등은 지난 3월부터 잇따라 ‘임대료 제로’ 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국영 산업단지에서는 기업들이 2년에서 최대 5년간 임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당국은 이 정책을 통해 스타트업들의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수년간의 과잉 개발로 남아 있던 빈 사무공간을 채우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중국은 경기 둔화와 고용 불안 속에서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술 창업 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번 임대료 면제 정책은 창업기업의 생존율을 높이는 동시에 각 도시가 ‘차세대 기업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경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첫째, 초기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임대료가 가장 큰 부담 중 하나인 스타트업에게 2~5년간의 면제는 현금 흐름 안정에 결정적 도움이 된다. 연구개발과 인재 확보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둘째, 중국 내수시장 접근성 확대다. 선전과 항저우는 이미 글로벌 IT·제조업 중심지로, 이 지역 산업단지에 입주할 경우 중국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현지 시장 테스트, 빠른 피드백이 가능하다.
셋째, 정부 지원 패키지와의 연계다. 임대료 감면 외에도 세제 혜택, 금융 지원, 연구소 협력 프로그램 등이 패키지로 제공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 파트너와 공동 개발을 추진할 때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회만큼 위험 요인도 뚜렷하다.
첫째, 정책 지속성 불확실성이다. 중국의 산업 정책은 지역별로 변동성이 크고, 중앙정부의 지침에 따라 단기간에 변경될 수 있다. 임대료 면제가 종료된 후 비용이 급등하거나 다른 규제가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다. 중국 내 협력 과정에서 기술 유출이나 카피캣(모방)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 기업들은 반드시 특허·상표 등록과 계약 조항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셋째, 현지 파트너와의 불균형 관계다. 국영 단지 내에서 현지 기업이 우선적 대우를 받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외국 기업이 정책의 실질적 혜택을 끝까지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이 중국의 ‘임대료 제로’ 정책을 기회로 활용하려면, 단순히 비용 절감에 매몰되지 말고 장기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중국 내 단기 거점 + 제3국 확장 모델: 중국 내 임대 혜택을 활용하되, 연구개발과 생산의 일부만 두고 동남아·인도 등으로 확장하는 ‘멀티 허브 전략’이 유효하다.
합작보다 독자 브랜드 육성: 초기에는 협력이 필요하더라도 기술과 브랜드 핵심은 반드시 독자적으로 지켜야 한다.
법률·세무 자문 필수 확보: 현지 법률, 세무, 지재권 전문가와 협업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중국 대도시들의 산업단지 경쟁은 단순한 혜택 제공을 넘어선 글로벌 스타트업 유치 전쟁이다.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은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되, 중국 특유의 정책 변동성과 시장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