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노이다(Noida)에 위치한 휴대폰 제조 공장 내부. 인도 정부는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 제도를 통해 휴대폰 조립 산업을 집중 육성했지만, 부가가치 창출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도 정부가 최근 수년간 관세 인상과 생산 보조금 지급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한국식 산업정책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라구라마이 라잔 시카고대 교수(前 인도 중앙은행 총재)와 로히트 람바 코넬대 교수는 “인도의 보호주의적 접근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할 위험이 크다”며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 시대에 인도가 국내 생산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극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두 학자는 인도의 관세 인상 정책을 예로 들며 “2014년 평균 13.5%였던 수입관세가 2022년 18.1%까지 올랐지만, 보호 속에 성장한 기업들은 여전히 국제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도가 성과로 내세우는 휴대폰 산업은 조립 위주의 ‘저부가가치 공정’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23 회계연도 휴대폰 순수출액은 94억 달러로 급증했지만, 핵심 부품 대부분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정부 보조금이 아니면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인도 첸나이에 있는 자동차 제조 공장
라잔과 람바는 한국의 1960~70년대 산업정책과 비교했다. 한국은 특정 기업을 위한 편향적 보호 대신 철저히 수출 중심 정책을 택했으며, 정부가 “승자(특정 산업)”를 선택하기보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부문이 자연스럽게 성장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이 차이라고 했다. “한국식 모델은 공정성과 무자비함이 핵심이었지만, 인도의 보조금 정책은 불투명하고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한 인도가 직면한 ▲낙후된 인프라 ▲높은 물류비 ▲연구개발 부족 ▲노동 숙련도 한계 등 구조적 장애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보조금은 단기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인도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2021년 440억 달러에서 2023년 280억 달러로 감소했다.
두 학자는 결론적으로 “인도가 스스로를 글로벌 공급망의 ‘조립 공장’에 가두는 대신, 제도적 개혁과 인프라 개선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보조금 종료와 함께 해외 기업은 곧바로 철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