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2025년 8월 25일 백악관에 도착해 영접 나온 미국 측 의전단과 인사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취임 후 첫 미국 순방 일정의 핵심 행사였다. (사진: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의 첫 방일·방미 순방이 마무리됐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미·일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시점에 이루어진 이번 순방은 대한민국 경제외교의 시험대였다. 일정 곳곳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이 있었지만,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우선 일본 방문에서는 ‘새 한·일 공동선언’ 추진 의지를 밝힌 것이 주목된다. 과거사 문제와 경제 협력을 분리하는 투트랙 접근은 미래 산업 협력의 토대를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도체, 배터리, 첨단 기술 등 핵심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열었지만, 일본 정부의 신중한 태도로 인해 가시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따라서 경제협력의 모멘텀을 실제 투자와 제도적 틀로 연결하는 후속 작업이 절실하다.
미국 방문에서는 통상과 관세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른바 ‘미니 교역 협정’을 통해 미국은 일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고, 한국은 미국 내 에너지 구매 확대와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HD현대중공업의 미포조선 합병 발표 등 기업 차원의 대응도 뒤따랐다. 그러나 자동차·철강·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 대한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8월 초 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음에도 대미 수출만은 오히려 2.7% 감소했다는 수출 통계는 이 같은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순방에서 얻은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경제외교는 선언적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합의와 실행력이 관건이다. 둘째,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시대에는 한·미·일 3각 협력의 안정성과 함께 인도, 아세안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다변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셋째, 민관 협력 구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기업의 투자와 혁신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경제외교는 이제 막 출발선을 넘었다. 그러나 외교 무대에서 던진 메시지가 곧바로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이번 순방이 진정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세 부담 해소, 첨단산업 협력의 구체화, 신흥시장 개척 등 후속 과제들이 치밀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경제 성과가 뒤따를 때 비로소 이번 순방은 성공적인 외교의 전환점으로 평가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