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정부 대표단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이 주요 협력 의제를 조율하고 있다. 배경에는 SCO 공식 엠블럼이 배치되어 있어 다자 협력의 상징성을 더한다. (사진: 상하이협력기구 공식 웹사이트(chn.sectsco.org) 에서 캡쳐)
【톈진 = The Plaza Global】중국 톈진에서 오는 8월 말 개최되는 ‘2025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유라시아 다자 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정상회의가 설립 이래 가장 많은 국가와 대표단이 참석하는 최대 규모의 회의가 될 것이라며, 기존의 안보 중심 협력을 넘어 디지털 경제, 녹색 기술, 인문 교류 확대 등 다방면 의제를 아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하이협력기구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설립한 지역 협력기구로, 현재까지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인도,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 등 10개 정회원국을 비롯해 몽골, 아프가니스탄 등의 옵서버 국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14개 대화 파트너국이 참여하고 있다. 총 25억 인구와 세계 최대 영토를 포괄하는 SCO는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최대 규모의 지역기구로 성장했다.
이번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톈진은 북중국의 핵심 항만 도시이자 중국 내 유일하게 자유무역시험구,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 종합보세구의 세 기능을 모두 보유한 도시다. 연간 2,000만 TEU 이상을 처리하는 톈진항과 함께, ‘일대일로’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서 무역·물류·산업 협력에 적합한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중·러 에너지 포럼, 하계 다보스 포럼, 중·미 회담 등 국제 행사를 다수 유치한 경험이 있어 정상회의 개최지로 낙점되었다는 평가다.
올해 회의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는 비전통적 안보와 경제 협력, 인문 교류 등 의제의 다변화를 꼽을 수 있다. 기존의 테러·극단주의 대응에서 나아가 사이버 안보, 디지털 금융, 정보 보호, 에너지 복원력 등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협력 방식이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또한 ‘SCO 디지털 경제 파트너십 강요’가 채택될 예정이며, 중국은 100억 위안 규모의 녹색 기술 기금 조성을 통해 회원국 간 지속가능 발전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회원국 간 경제 협력도 본격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무역 편리화를 위한 세관 협정, 디지털 실크로드를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 위안화·루블 등 자국 통화 결제 확대, AIIB·SCO 개발은행을 통한 공동 금융기반 확대 등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중·러 무역의 자국통화 결제 비중은 2023년 65%를 넘어섰고, 카자흐스탄은 아스타나 국제금융센터를 통해 첫 위안화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물류 분야에서는 중국과 유럽을 잇는 화물열차가 연간 1만 7,000회 이상 운행되며, 중·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 철도 건설도 본격화되고 있다.
문화 교류 측면에서도 SCO는 교육·관광·전통의학·도시 외교 등 폭넓은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신장과 키르기스스탄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마나스 서사시’ 디지털 아카이브 사업은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협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SCO 정회원국 10개국 정상 외에도 옵서버 국가와 대화 파트너국 대표, 국제기구 관계자 등 20개국 이상이 참석할 예정이며, 9월 3일에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열병식 행사에 일부 지도자들이 동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톈진시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도시 환경 정비, 외빈 영접 준비, 행사장 보안 강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상회의 실무 관계자에 따르면 약 3,000명의 자원봉사 인력이 투입되었으며, 시내 곳곳에 SCO 관련 문화홍보 콘텐츠가 배치되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회의가 “신뢰와 존중, 협력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다자주의의 실현 무대”가 될 것이라며, “회원국 간 실질적 이익 공유와 지역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는 단지 안보협력에 머물지 않고, 유라시아 경제 네트워크와 디지털 전환, 녹색 전환의 구체적 실행력을 담보하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한국 기업이 SCO 회원국들과의 무역·투자·물류·문화 교류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로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