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9일,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과 함께 파주시 동화경모공원 내 노태우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사진: 중국 외교부)
【더플라자글로벌=베이징】이재명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盧載憲) 씨를 신임 주중 한국대사로 내정하자, 중국 현지 언론이 “감성적 상징성과 실용주의 외교를 결합한 전략적 인사”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평론매체인 <옵저버(Observer.com)>는 9월 15일자 칼럼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 사회에 남아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정확히 읽고 ‘노씨(盧氏) 가족카드’를 활용한 것”이라며,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한 상징적 외교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노태우의 유산, 중국이 기억하는 ‘교하 노씨’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2년 한국과 중국의 수교를 성사시킨 주역으로, 중국에서 “중국인의 오랜 친구”로 불린다. 그는 생전 중국 산둥성 교하(膠河) 지역에 조상이 있다는 주장을 하며 직접 조상 묘소를 찾아 참배하기도 했고, 중국 언론은 그를 ‘강태공의 후예’라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혈통 스토리’는 중국 민심과 정서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한중 관계의 뿌리 서사로 활용되어 왔다.
<옵저버>는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꺼내 든 ‘노씨 카드’는 단순한 대사 임명이 아닌, 양국 간 정치적 신호이자 관계 회복을 향한 감성적 접근”이라고 해석했다.
노재헌 내정자, 정치인 아닌 ‘상징적 외교 사절’
노재헌 씨는 정치 경험은 없지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한국과 중국 간의 민간 문화교류 및 인문 협력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왔다. 그는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부 한중관계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으며, 중국 측과 개인적 인연도 깊다.
8월 19일, 한중 수교 33주년을 앞두고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는 노재헌 씨와 함께 파주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해 주목을 받았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 논평을 자제하고 있으나, 관영 언론들은 해당 인사에 대해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외교 인사 기조: 실용과 상징의 조화
노재헌 씨의 지명은 이재명 정부 외교의 일관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주미대사, 이혁 전 베트남대사를 주일대사, 이석배 전 러시아대사를 다시 주러대사로 내정했다. 모두 각국과의 현안을 잘 아는 인물들로, 이 대통령의 외교 전략은 전문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고려한 실용주의 외교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은 강화하되, 중국·러시아와의 외교 공간도 유지하는 균형 노선이 강조되고 있으며, 노재헌 지명은 이러한 접근법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남북관계·중국 외교 복원… 신호 보낼 시점
중국 매체들은 이번 인사를 통해 한국이 국내 반중정서를 관리하고, 중국과의 인적·경제적 교류를 회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말 방미 직후 중국에 특사를 보내며 차이나 패스 회복, APEC 정상회의 준비,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우회적 포석 등 여러 외교적 메시지를 병행하고 있다.
노재헌 씨의 외교 실무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중국 언론은 “그가 수행해야 할 임무는 실무보다 상징에 가깝다”며 한중관계 복원의 ‘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