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더플라자글로벌】올해 들어 일본 전역에서 곰이 마을과 도시 지역으로 잇따라 내려와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2025년 현재 곰의 공격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정부는 자위대와 지방 사냥조직을 동원해 긴급 사살 작전에 착수했으며, 전국적으로 사냥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10월 중순 이후 이와테현과 후쿠이현, 교토 등지에서 연이어 곰이 학교와 주택가에 출몰했다. 이와테현의 한 온천 마을에서는 직원이 흑곰에 습격당해 숨졌고, 후쿠이시의 한 유치원 근처에서는 곰 모자(母子)가 출현해 긴급 총기 사살 작전이 벌어졌다. 교토와 도쿄 서부에서도 연일 목격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테현 산지에서 발견된 흑곰 어미와 새끼. 최근 북부 지방의 곰 출몰 증가와 관련해 산지-생활권 경계 붕괴가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와 인구 감소를 꼽는다. 따뜻해진 겨울로 인해 도토리·헤이즐넛 등 주요 먹이가 줄었고, 산촌 인구 감소와 방치된 경작지 확대로 곰의 서식지와 인간 생활권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면을 앞둔 가을철, 곰들이 체지방을 확보하기 위해 마을로 내려오는 빈도는 더욱 높아졌다.
홋카이도의 불곰(最大 400kg)과 달리 일본 본토에 서식하는 흑곰은 체중이 40~60kg 수준으로 비교적 작지만, 기민하고 공격성이 강해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곰의 침입으로 대학·유치원 수업이 중단되고 마을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일본 도심 인접 도로에서 목격된 곰. 산지와 생활권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면서 곰-인간 접촉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1월 개정된 ‘야생동물 관리법’에 따라 사냥 규제를 완화하고, ‘긴급 총기 사냥 제도’를 도입했다. 센다이에서는 10월 중순 수컷 곰이 주거지에 들어서자 일본 최초의 긴급 사살 작전이 실시됐다.
그러나 전국 사냥꾼의 고령화와 면허 인력 부족으로 대응이 쉽지 않다. 정부는 이에 따라 외국 면허 사냥꾼까지 포함한 인력 모집 계획을 세우고, 포획 보상금을 곰 한 마리당 1만~6만 엔(약 9만~55만 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곰고기 꼬치를 판매하거나 자판기로 곰고기를 파는 등 ‘야생 고기 산업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곰고기는 근육질이 강하고 기생충 감염 위험이 있어 “충분히 익히지 않으면 인체에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야생곰 사태 대응을 위해 설치된 포획함에 갇힌 곰. 일본 정부는 ‘긴급 총기 사냥’ 외에도 이런 포획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학계는 “곰의 잦은 출몰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생태계 교란의 신호”라며 “장기적으로는 산림 관리, 먹이 자원 복원, 지역 차원의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기적인 사살만으로는 인간과 야생의 공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