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거대 말벌(스텔러벌). 스텔러벌이 나무 표면에 부착되어 있는 모습. [더플라자글로벌] 중국 국영방송 CCTV가 독성이 강한 스텔러 말벌(호두펑·虎头蜂, 일명 ‘킬러벌’)이 온라인에서 ‘질병 치료 효과’가 있다는 명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상업적 이익을 위해 대규모로 무질서하게 사육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11월 16일 CCTV 파이낸스가 방송한 30분 분량의 탐사 영상은 관련 불법 거래 실태와 생태계 파괴 우려를 집중 조명했다.
CCTV는 일부 온라인 판매자들이 “스텔러벌 담금주가 류머티즘, 관절염, 경추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며 벌을 직접 판매하거나 벌을 담근 술을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온라인 생방송 플랫폼에서는 스텔러벌 담금주가 플라스틱 병에 담긴 채 ‘삼무(三无) 제품’—제품명·제조사·유통기한이 없는 불법 제품—으로 대량 거래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CCTV는 쓰촨(四川), 윈난(云南), 광시(广西) 등지에 스텔러벌 사육장이 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주거지와 근접한 위치에서 운영되고 있어 주민 안전과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스텔러벌에게 쏘여 부상을 입는 사례가 증가한 것도 이러한 무질서한 번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농장 직원들은 보호복 없이 맨손으로 스텔러벌을 분리·취급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현지 매체 기자가 보도했다. (출처: 커버뉴스(封面新闻)
폭로 다음 날인 17일, 현지 매체 커버뉴스(封面新闻) 기자는 쓰촨성 레산(러산·乐山)시 관할 첸웨이(犍为)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기자는 벌 번데기 거래 시장과 주거지 인근의 ‘치위안 말벌 농장’을 확인했으며, 농장 내부에는 나무 상자 수십 개에 스텔러벌이 사육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작업자는 보호 장비 없이 맨손으로 벌을 다루고 있었고, 벌 일부는 그물망 밖으로 날아나오기도 했다.
농장 운영자는 “우리가 키운 벌은 공격성이 약하다”고 주장했지만, 농장 위치가 마을과 너무 가까워 안전·환경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해당 농장은 2019년 발급된 ‘사육용 말벌’ 사업허가를 갖고 있었으나, 중국 국가 차원의 ‘벌 유전자 자원 목록(2024판)’에는 스텔러벌이 포함되지 않아 사육 기준과 감독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임이 드러났다.
첸웨이현 농업농촌국, 자연자원국, 시장감독국 등은 현재 합동조사에 착수했으며, “전통적인 양봉과 벌 번데기 식용 문화는 존재하지만, 스텔러벌 번식은 제도적 관리 공백이 있다”고 인정했다. 지금까지 불법 사육 사실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규제 공백으로 인해 향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첸웨이현 시장감독국은 스텔러벌 담금주의 치료 효과 주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스텔러벌은 식품 원료 목록에도 포함되지 않아 판매 자체가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 판매자들에 대한 조사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중국 농촌·도시 지역에서 나타나는 야생 곤충 사육의 관리 부재, 허위 의학 정보 유통, 소비자 안전 문제, 생태계 교란 가능성 등 복합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