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중국 시장서 입지 흔들리는 글로벌 브랜드… ‘황금기 종료’ 현실화
  • 이윤낙 발행인
  • 등록 2025-12-01 14:11:29
기사수정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전시장.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제치고 중국 시장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베이징=더플라자글로벌】한때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여겨졌던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잇따라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최근 “중국에서 손쉽게 성과를 내던 전성기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평가하며, 현지 기업들의 급성장과 소비 환경 변화가 외국계 기업들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토종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서구 기업들이 체감하는 중국 비즈니스 리스크는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커피 업계가 대표적 사례다. 1999년 베이징에 첫 매장을 연 스타벅스는 오랜 기간 중국 프리미엄 커피 시장을 선도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저가 전략으로 무장한 현지 업체와의 경쟁 속에서 주도권을 지키지 못했다. 결국 루이싱커피가 매장 수와 판매량에서 스타벅스를 넘어 중국 최대 체인으로 올라섰고, 스타벅스는 지난달 중국 사업 지분 60%를 현지 사모펀드에 넘기며 구조 조정에 나섰다.


중국 최대 커피 체인으로 성장한 루이싱커피 매장 모습. 저가 전략과 공격적 출점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자동차 시장 역시 판도가 달라졌다. 독일 폭스바겐은 2023년 중국 판매 1위를 BYD에 내준 이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 분기 실적도 한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중국 ICT 기업들과 협력해 자율주행 및 운전자 지원 시스템용 반도체 개발에 착수하는 등 기술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중국을 “글로벌 자동차 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규정하고 현지 연구·개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명품과 소비재 분야도 대응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겔랑은 중국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해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나섰고,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주요 제품 가격 인하와 함께 대규모 신제품 출시로 수요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케아 중국법인은 중국을 단순 매출 시장이 아닌 ‘상품 실험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과 현지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그들과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시장 내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소비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기술 개발과 사업 모델 혁신의 전초기지로 재정립하고 있다.


다만 모든 외국계 브랜드가 침체를 겪는 것은 아니다. 랠프 로런은 최근 분기 중국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고, 에스티 로더도 본토 매출이 두 자릿수에 근접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선별적인 성과도 확인되고 있다.


중국 시장의 변화는 글로벌 브랜드들에게 단순한 경기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도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차별적 확장 전략 대신, 현지 소비자 이해와 가격·기술·브랜드 경쟁력을 모두 갖춘 정교한 접근이 생존의 관건이 되고 있다.

0
dummy_banner_2
dummy_banner_3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