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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조선족과 중국동포는 같은 말일까, 다른 말일까.
  • 이윤낙 발행인
  • 등록 2025-12-29 12: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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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민족을 지칭하는 용어를 둘러싼 혼란은 오래된 문제다. 특히 ‘조선족’과 ‘중국동포’라는 표현은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듯 보이지만, 출발점과 쓰임새는 분명히 다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동포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차이에 대해 질문하면서 사회적 관심도 다시 커졌다. 이 문제는 단순한 용어 논쟁을 넘어, 정체성과 존중의 문제로 이어진다.


‘조선족’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규정한 민족 명칭이다. 중국에는 56개 소수민족이 있으며, 조선족은 그중 하나로 헌법과 법률, 행정 체계 속에서 명확히 정의돼 있다. 국적은 중화인민공화국이며, 중국 사회 안에서 교육·자치·문화 정책의 적용을 받는 법적 지위의 명칭이다. 중국 내에서는 일상과 공식 영역 모두에서 ‘조선족’이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반면 ‘중국동포’는 한국 사회에서 형성된 호칭이다. 중국 국적을 가진 한민족 혈통의 사람들을 포괄적으로 부를 때 쓰이며, 출입국 정책이나 언론 보도, 사회 담론에서 주로 등장한다. 이는 중국의 민족 분류 체계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관계적 표현이다. 조선족을 포함하지만, 중국의 공식 민족 구분을 그대로 반영하는 용어는 아니다.


문제는 이 두 용어가 서로 다른 맥락에서 만들어졌음에도, 구분 없이 혼용된다는 데 있다. 중국 내에는 ‘중국동포’라는 공식 용어가 존재하지 않으며, 일부 조선족은 이 표현이 자신의 국적과 시민적 정체성을 흐린다고 느낀다. 반대로 한국 사회에서는 ‘조선족’이라는 말이 오랜 시간 편견과 부정적 이미지와 결합돼 사용된 탓에, 스스로를 ‘중국동포’로 불러 달라고 요청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리하면 차이는 명확하다. ‘조선족’은 중국 국가 체계 안에서의 공식적인 민족 정체성이고, ‘중국동포’는 한국 사회가 중국 국적 한민족을 부르는 사회적 호칭이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기보다, 어디에서 어떤 맥락으로 누구를 지칭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기준은 개인의 존엄이다. 집단을 편의적으로 부르는 용어보다, 당사자가 스스로 선택한 호칭을 존중하는 태도가 우선돼야 한다. 용어를 바로 아는 일은 사람을 바로 이해하는 일이다. 조선족과 중국동포를 구분해 아는 일은, 다름을 가르는 작업이 아니라 서로의 자리를 정확히 인정하는 출발점이다.


     [발행인:  李潤洛]

tjchina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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