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쿠로몬 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중국 관광객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 소비 비중이 높았던 상권을 중심으로 매출 변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춘절(春節)을 앞두고 일본 관광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통상 춘절은 중국 관광객의 일본 방문이 집중되는 시기지만, 2026년을 앞둔 현재 상황은 예년과 다르다. 중일 관계 경색과 중국 정부의 일본행 자제 기조가 맞물리며, 일본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관광기구 일본관광기구(JNTO)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약 72만 명이었고, 이들이 일본에서 지출한 금액은 5,443억 엔에 달했다. 그러나 2026년 1월 기준으로 중국 정부가 일본행 여행 축소를 사실상 권고하면서, 중·일 항공편의 40% 이상이 감편 또는 취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노무라연구소의 기우치 노부히데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일본이 약 1조7,900억 엔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이 수치를 두고 일본 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중국 관광객은 일본 인바운드 관광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시장이다. 2025년 1~9월 기준 일본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약 749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3.7%를 차지했으며, 1인당 평균 소비액은 약 24만 엔, 총 소비액은 약 1조6,400억 엔에 이른다. 오사카의 쿠로몬 시장과 같은 상권에서 중국 관광객이 고가 상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해 왔다는 점은 이러한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변동성의 충격도 크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며 환율이 한때 1달러당 4.38엔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 우에노 동물원의 자이언트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 2026년 1월 말 중국으로 반환될 예정인 가운데, 일본 내에서는 판다 외교 종료가 관광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관광 외 분야로 시선을 돌리면, 중일 관계 악화의 영향은 보다 구조적으로 나타난다. 일본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분야는 네 가지다.
첫째는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공급망이다. 중국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희토류 수출이 제한될 경우 일본 제조업의 안정성은 직접적인 도전에 직면한다. 이에 일본 정부는 G7 재무장관 회의 등에서 ‘특정 국가 의존을 줄이는 공급망 다변화’를 강조하며 미국·유럽·호주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환경 문제와 정제 비용 문제로 자국 내 희토류 개발의 현실성에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둘째는 유학생 문제다. 중일 간 긴장이 지속되면서 일본 내 중국인 유학생 수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과거 중국 유학생에게 적용되던 일부 세제 혜택을 폐지하는 등 ‘외국인 과세의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학생 유치에 대한 정책적 우선순위가 낮아졌음을 보여준다.
셋째는 수산물이다. 2025년 11월 중국이 일본 수산물 수입을 중단한 이후, 일본 내 수산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넷째는 전기차 산업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핵심 소재로, 중국의 수출 규제는 일본 전기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 속에서 상징적 장면도 이어지고 있다. 중일 우호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판다 외교’가 사실상 막을 내리고 있다. 2026년 1월 말, 도쿄 우에노 동물원의 자이언트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중국으로 반환될 예정이다. 간사이대 명예교수 미야모토 가쓰히로는 판다 부재로 인해 일본이 연간 약 195억 엔의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일본 사회 내부의 반응은 단일하지 않다. 일부 시민들은 1조7,900억 엔 손실 추정치가 과장됐다고 본다. 중국 관광객의 소비 상당 부분이 중국계 항공사, 숙박시설, 상점, 결제 시스템으로 환류되기 때문에 일본 경제 전체에 미치는 순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교토 등 과잉 관광에 시달려온 지역에서는 “중국 관광객 감소가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인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결국 쟁점은 단순한 손실 규모가 아니다. 일본 사회는 지금 ‘얼마나 잃었는가’보다 ‘어떤 의존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를 재검토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관광, 공급망, 인적 교류 전반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한다면, 단기적 손실을 넘어 중장기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 경제가 이 전환기를 어떻게 넘길지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