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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환불’에 무너지는 상인들…중국 전자상거래의 그늘
  • 이다인 기자
  • 등록 2026-05-12 12: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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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악성 환불 피해 잇따라…플랫폼 책임론·감독 부실 비판 커져

(AI 제작 이미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환불 전용(仅退款)’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 상품을 반품하지 않고도 환불만 받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일부 판매자들이 악성 소비자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중국 경제지 증권시보(Securities Times)는 12일 사설을 통해 최근 허난(河南·Henan)성의 한 두리안 판매업자가 구매자의 악의적 ‘환불 전용’ 요구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매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근거로 환불을 요구했고, 플랫폼은 판매자의 소명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환불 신청을 승인했다. 결국 판매자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직접 구매자 거주지까지 찾아가 대응했고, 이후 경찰 조사 결과 구매자가 허위 사실로 환불금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명분 아래 일부 플랫폼들이 ‘묻지마 환불’에 가까운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판매자들은 “플랫폼이 소비자 편만 들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반발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1일부터 시행된 ‘네트워크 거래 플랫폼 규칙 감독관리방법(网络交易平台规则监督管理办法)’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새 규정은 플랫폼이 판매자에게 반품 없는 환불 책임을 강제로 떠넘기거나 사실상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또한 분쟁 발생 시 플랫폼은 공정한 입증 책임 기준을 적용하고, 악의적 규정 남용 행위를 식별·차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구매자의 주장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환불이 승인되면서,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증권시보는 사설에서 “플랫폼들이 고객과 트래픽 확보 경쟁에 매몰돼 제도 비용을 판매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느 플랫폼이 먼저 판매자 보호를 강화하면 소비자가 경쟁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업계 전체가 왜곡된 균형 상태에 빠져 있다”며 이를 ‘죄수의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이어 “정부는 이미 제도적 틀을 마련했지만, 플랫폼들은 내부 규정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할 시점에도 사실상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별 분쟁이 아니라 중국 전자상거래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플랫폼들이 지나친 할인 경쟁과 소비자 유치 경쟁 속에서 판매자 권익 보호를 소홀히 해 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규제만 강화해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업계 차원의 자율 규범과 통일된 분쟁 처리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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