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년층 관광객들이 여행지에서 관광을 즐기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건강과 여가를 중시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늘어나면서 노년층이 관광시장의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AI 생성)
중국에서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여행과 문화생활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들이 관광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노년층이 비수기에 저가 여행상품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체험과 여가, 자기계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소비계층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올해 여름 관광시장에서는 전통적인 가족 단위 휴가객과 학생 여행객에 더해 노년층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춘추관광(春秋旅游)은 올해 여름 여행 예약 고객 가운데 60~69세 노년층 비중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5월 노년층 여행상품 예약 건수는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어섰으며, 해외여행객 수는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관광열차 상품의 인기가 눈에 띈다. 중국 여행 플랫폼 퉁청여행(同程旅行)에 따르면 올여름 관광열차 예약 수요는 지난해보다 70% 증가했다. 예약자의 60% 이상이 은퇴자와 노년층으로 나타났다.
관광열차는 교통과 숙박, 관광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이동이 편리하고 일정이 여유로워 노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관광업계는 이를 '느린 여행(慢旅行)' 트렌드로 분석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노년층의 여행 목적지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온천이나 휴양지 중심의 관광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레고랜드(Legoland), 디즈니랜드(Disneyland) 등 젊은 세대의 공간으로 여겨졌던 테마파크도 적극 찾고 있다. 실제로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노년층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 여행하는 '3대 가족 여행'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69세 상하이 시민 왕메이핑(王美萍)씨는 "여름에는 구이저우(贵州)로 피서를 떠나고 가을에는 해외여행도 계획하고 있다"며 "은퇴 후 여행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중국의 고령화와 경제적 여유를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이미 3억 명을 넘어섰으며, 중국 정부는 실버경제를 미래 성장산업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상하이에서는 노인 소비를 겨냥한 전시회와 문화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여행상품뿐 아니라 건강관리, 금융서비스, 평생교육, 로봇 체험, 문화생활 등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실버 소비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상하이 황푸구(黄浦区)는 노년층을 위한 '시니어 패션 소비거리'를 조성해 관광과 쇼핑, 문화체험, 건강관리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외골격 로봇 체험부터 대학 평생교육 과정 안내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앞으로 노년층 소비가 단순한 의료와 돌봄 중심에서 벗어나 여행, 문화, 교육, 레저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액티브 시니어들은 더 이상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소비와 경제성장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고령화가 사회적 부담으로만 인식되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