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와 핵심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새로운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와 글로벌 공급망, 투자 심사 절차를 형상화한 이미지. (일러스트=AI 생성)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와 기술 이전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시행한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대중국 첨단기술 규제에 맞서 자국 핵심 산업과 전략 기술 보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해외 투자 활동을 규율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고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새 규정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나 기관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국가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된 제품, 기술,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이전하거나 사용할 경우 반드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첨단 제조업, 항공우주, 희토류 등 국가 전략산업과 관련된 기술의 해외 이전에 대한 심사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이번 규정을 통해 해외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 유출을 차단하고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해외에 진출한 중국 기업이 현지 정부로부터 차별적 규제나 무역장벽에 직면할 경우 정부 차원의 조사와 대응도 가능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투자 관리 차원을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판 경제안보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수년간 첨단 반도체와 인공지능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중국도 희토류와 전략광물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 기업들 역시 중국 내 생산시설 운영이나 중국 기업과의 기술 협력 과정에서 새로운 규정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R&D)이나 기술 제휴를 진행하는 경우 기술 이전 여부와 관련한 규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규정이 중국의 해외 투자 자체를 위축시키기보다는 국가 전략산업과 핵심 기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심사 권한이 확대되면서 해외 투자와 국제 협력 과정에서 행정 절차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해외 투자 규모도 급증한 가운데, 이번 규정은 향후 중국의 글로벌 투자 전략과 국제 기술 협력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