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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이 거대한 에어컨으로…중국 쉬저우 ‘집중 냉방’ 실험
  • 이다인 기자
  • 등록 2026-08-05 1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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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도 갱내수로 아파트 96가구 냉방…실내온도 23∼25도 유지
  • 기존 난방 배관 재활용…수질·배관·경제성이 확산의 관건

사진설명: 중국 장쑤성 쉬저우에서 폐광 갱내수의 냉기를 열교환 시설과 기존 난방 배관을 통해 아파트에 공급하는 집중 냉방 원리를 형상화했다. (AI 생성 이미지)

  • 중국의 한 폐광이 여름철 아파트를 식히는 거대한 ‘천연 에어컨’으로 변신했다.

중국 과기일보(科技日报)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장쑤성(江苏省) 쉬저우시(徐州市)는 취안산구(泉山区) 룽성청 5기(荣盛城五期) 아파트단지에서 폐광 갱내수를 이용한 집중 냉방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냉방에 활용되는 곳은 아파트에서 약 2㎞ 떨어진 워뉴산 탄광(卧牛山煤矿)이다. 폐광 후 갱도와 채굴 공간에 지하수가 차면서 대규모 지하 수원이 형성됐고, 수온은 연중 약 19도를 유지하고 있다.


시스템은 갱내수를 지상 열교환 시설로 끌어올려 아파트 냉방 순환수의 온도를 약 20도로 낮춘 뒤, 겨울철 난방에 사용하던 바닥 배관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갱내수가 가정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열교환기를 통해 냉기만 전달한다.


바닥을 통해 서서히 실내 온도를 낮추기 때문에 일반 에어컨처럼 찬 바람이 직접 나오지 않는다. 시범운영에 참여한 주민들의 집은 외부 기온이 37도까지 올랐을 때도 별도의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23∼25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습기와 결로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쉬저우는 여름철 습도가 높아 바닥 배관의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면 물방울이 맺히거나 가구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연구진은 다섯 차례에 걸쳐 제습 방식을 개선하고 수냉식 제습기와 순환팬을 설치해 실내 습도를 약 50%로 관리하고 있다.


갱내수의 약한 산성이 배관을 부식시킬 가능성에 대비해 열교환기에는 내식성이 강한 티타늄관을 사용했다. 열교환 과정에서 온도가 올라간 갱내수는 다른 갱도로 되돌려 보내 순환시키는 ‘취냉불취수(取冷不取水·냉기만 취하고 물은 소비하지 않는 방식)’를 적용했다.


집중 냉방은 지난 6월 1일부터 96가구를 대상으로 시작됐으며 오는 9월 30일까지 운영된다. 시범운영 기간 냉방비는 건축면적 1㎡당 4위안으로 책정됐다.


운영사인 장쑤쉬광열력유한공사(江苏徐矿热力有限公司)는 기존 에어컨보다 에너지 소비를 약 50% 줄이고, 현재 시범단지 규모를 기준으로 연간 약 5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운영사 측이 제시한 예상치로 장기간의 실제 운전 자료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진이 쉬저우 지역 폐광 14곳을 조사한 결과 지하수 저장량은 약 7천만㎥로 추정됐다. 이를 모두 냉방에 활용할 수 있다면 수십만 가구에 냉기를 공급할 잠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현재 공급 능력이 아니라 이론적 잠재량이다.


전문가들은 폐광 갱내수 냉방이 모든 지역에 곧바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충분한 지하수와 안정적인 수온, 사용 가능한 난방 배관망이 갖춰져야 하고 수질에 따른 부식 문제와 시설투자비, 장기적인 사업성도 따져봐야 한다.


쉬저우의 이번 실험은 한때 도시의 골칫거리였던 폐광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범사업이 안정성과 경제성을 입증한다면 중국의 다른 자원 고갈형 탄광도시에도 새로운 활용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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