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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가 신호 기다리면 배달시간도 멈춘다
  • 이다인 기자
  • 등록 2026-08-19 12: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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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중국 도심 교차로에서 배달기사가 빨간불을 기다리는 동안 휴대전화의 배달 타이머가 자동으로 멈춘 모습을 표현했다. 중국 배달 플랫폼들은 신호 대기시간만큼 배달시간을 연장하는 ‘훙덩팅뱌오(红灯停表)’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중국에서 배달기사가 빨간불을 기다린 시간만큼 배달 제한시간을 늘려주는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 배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호를 위반하거나 과속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중국에서는 이를 ‘훙덩팅뱌오(红灯停表·빨간불 시간 정지)’라고 부른다. 배달기사가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면 휴대전화에 “빨간불입니다. 대기시간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문 완료 시 배달시간을 연장합니다”라는 안내가 표시된다.


메이퇀(美团), 타오바오산거우(淘宝闪购), 징둥와이마이(京东外卖) 등 중국의 3대 배달 플랫폼은 베이징에서 이 제도를 시험하고 있다. 현재 차오양구(朝阳区)와 퉁저우구(通州区),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 일부 도로에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9월부터 시범운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실제 도로시험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 지난 16일 베이징 왕징(望京)에서 배달기사가 약 2㎞를 이동하며 5개 교차로 가운데 두 곳에서 빨간불을 기다리자 시스템은 배달시간을 2분14초 연장했다. 배달기사는 신호를 피하기 위해 우회하거나 시간을 확인하며 조급해할 필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은 모든 주문에 일률적으로 시간을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다. 교통 당국의 신호등 정보와 배달기사의 위치, 이동경로, 정차 상태를 종합해 실제로 빨간불을 기다렸는지를 판단한 뒤 그 시간만큼 배달 제한시간을 연장한다.


장쑤성 우시(无锡)는 지난 17일부터 시내 4천253개 신호등 교차로에 이 기능을 적용했다. 중국에서 배달기사의 신호 대기시간 보상제도가 도시 전체에 도입된 첫 사례다.


플랫폼들은 전기자전거의 평균 이동속도를 시속 15㎞ 이하로 계산하고 악천후나 복잡한 도로에서는 배달시간을 추가로 늘리기로 했다. 음식점의 조리 지연으로 배달이 늦어져도 배달기사의 서비스 점수에는 반영하지 않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동안 중국 배달기사들은 촉박한 제한시간과 배달 지연에 따른 불이익 때문에 신호를 위반하거나 역주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제도는 기사 개인에게 안전 책임을 맡기는 데서 벗어나 위험을 부추기던 배달 알고리즘을 직접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신호등 정보의 정확성과 시스템 지연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배달 플랫폼과 도시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중국의 배달 경쟁이 ‘몇 분 더 빠르게’에서 ‘몇 분 더 안전하게’로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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