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중국 후난성의 한 점포 입구에서 갑자기 쓰러진 노인에게 점주가 다가가 구조하는 상황을 기사 내용에 따라 재구성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중국에서 갑자기 쓰러진 노인을 도운 점주가 노인의 사망 이후 유족에게 돈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의의 구조행위에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매체 신경보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7일 후난성 헝양시(衡阳市) 치둥현(祁东县)에서 발생했다. 몸이 불편해 보이던 한 노인이 샤오아이화(肖爱华) 씨가 운영하는 점포에 들어와 쉬던 중 약 1분 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샤오 씨는 노인을 부축하고 병원으로 옮기는 등 구조에 나섰지만 노인은 결국 숨졌다.
점주 아들에 따르면 유족은 구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처음에는 10만 위안의 배상을 요구했다. 양측은 파출소에서 두 차례 협의한 끝에 1만9천 위안에 합의했고, 점주는 돈을 지급했다. 한화로는 약 400만원이며, 처음 요구된 10만 위안은 약 2,100만원이다. 점주 측은 해당 금액을 법적 배상이 아닌 ‘인도주의적 지원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온라인에 알려지자 “사람을 살리려 나섰다가 오히려 돈을 물어주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잘잘못을 명확하게 가리지 않고 돈으로 합의를 유도하는 방식이 앞으로 시민들의 구조행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치둥현 사법 당국은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샤오 씨에게 과실이 없으며 법적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다만 이미 지급된 1만9천 위안은 점주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유족을 도운 것으로 정리됐다. 이후 현지 기업은 선행을 격려한다며 점주 가족에게 2만 위안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샤오 씨 가족은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외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 민법전 제184조는 자발적으로 긴급구조에 나선 사람이 구조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혔더라도 민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이른바 ‘선의의 구조자 보호조항’을 두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노인의 건강 이상이 점주의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구조 과정에도 고의나 과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배상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1만9천 위안의 액수보다 ‘책임이 없는 사람에게도 분쟁 해결을 위해 돈을 내게 할 수 있느냐’는 데 있다. 중국 언론들도 조정이 성립됐다는 이유만으로 처리 과정까지 정당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법과 행정이 선의를 명확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중국 사회에서는 다시 한번 “위급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 안심하고 손을 내밀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선행을 장려하는 법률이 마련돼 있어도 현장에서 ‘돈을 주고 분쟁을 끝내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시민들의 구조 의지는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