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훙차오역(上海虹桥站)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고속철 무좌석표를 일반 2등석과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두고 논쟁이 일고 있다. (사진=이윤낙 특파원) 중국에서 고속철도 무좌석 승차권이 일반 2등석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좌석 없이 장시간 서서 이동하는 승객에게 동일한 요금을 받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지적에 중국 철도 당국은 “좌석이 아니라 같은 등급의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중국 웨이보 등에서 ‘무좌석표는 왜 2등석과 같은 가격인가’라는 주제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일부 이용객들은 “같은 돈을 내고 한 사람은 좌석에 앉아가는데 다른 사람은 통로나 출입문 주변에 서서 가야 한다”며 요금 차등 적용을 요구했다.
중국철도 승차권 판매망인 12306 고객센터는 무좌석표의 정식 명칭이 ‘고정 좌석이 없는 승차권’이라고 설명했다. 무좌석 승객도 2등석과 같은 객실을 이용하고 동일한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기 때문에 승차권 등급과 가격이 같다는 것이다.
고속철도 좌석 위에는 좌석 판매 여부를 나타내는 표시등이 설치돼 있다. 무좌석표를 구입한 승객은 녹색이나 노란색 표시가 켜진 빈 좌석에 임시로 앉을 수 있지만, 해당 좌석을 예약한 승객이 탑승하면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 2등석 무좌석표를 가지고 1등석이나 비즈니스석의 빈자리를 이용하려면 별도의 차액을 내야 한다.
12306 측은 모든 고속철도에서 무좌석표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주로 명절과 휴가철 등 승객이 몰리는 시기나 일부 혼잡 노선에서 이동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제한된 수량만 판매한다는 설명이다. 요금 차등 적용 요구에 대해서는 이용객의 의견을 기록해 관련 부서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철도 측 설명에도 논쟁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용객들은 목적지까지 이동한다는 기본적인 운송서비스는 같더라도 좌석 제공 여부에 따라 편의성과 피로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단거리와 달리 몇 시간씩 이동해야 하는 장거리 승객에게 동일 요금을 적용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무좌석표 가격을 낮추면 할인표를 먼저 구입한 뒤 열차 안의 빈 좌석을 차지하려는 승객이 늘어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지나치게 많은 무좌석표가 판매될 경우 객실 통로가 혼잡해지고, 기존 좌석 승객의 이동과 승차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6년 고속철도 요금제도를 개편하면서 철도운송기업이 시장 상황과 시설·서비스 조건, 승객 수요에 따라 고속철도 운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무좌석표와 2등석을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 자체가 현행 규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논쟁은 단순히 좌석 하나의 가격을 넘어 철도 운송의 효율성과 소비자 권익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무좌석표 판매량과 판매 구간을 제한하고, 장거리 승객에게 일정한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보다 세분된 요금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