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한 명의 중국인 창업자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프로그램 개발과 디자인, 데이터 분석, 마케팅, 고객 응대 등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1인 기업’의 운영 방식을 표현한 이미지.
인공지능을 직원처럼 활용해 한 사람이나 소규모 인원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1인 기업’이 중국의 새로운 창업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를 OPC(One Person Company)라고 부른다. 한 명의 창업자가 사업 방향과 핵심 의사결정을 맡고, AI가 프로그램 작성과 디자인, 콘텐츠 제작, 데이터 분석, 고객 응대 등 기존 직원들이 담당하던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신화사 중국경제정보사가 발표한 ‘전국 OPC 발전 관찰보고서 2026’에 따르면 중국의 OPC 공동체는 올해 상반기 95곳에서 618곳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24개 성과 75개 도시에 분포해 있으며, 절반 이상이 상하이·저장·장쑤성을 중심으로 한 창장삼각주 지역에 집중돼 있다.
여기서 말하는 OPC 공동체는 1인 기업의 숫자가 아니라 이들이 모여 활동하는 창업 공간과 지원체계를 의미한다. 공유사무실과 회의실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 설립, 회계·세무, 법률 자문, AI 연산 자원, 투자 유치와 고객 연결까지 지원한다.
과거에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팅 인력이 필요했다. 지금은 창업자 한 명이 여러 AI 도구를 조합해 아이디어 구상부터 제품 개발과 시장 판매까지 상당 부분을 처리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를 ‘한 사람이 곧 하나의 팀’이라는 의미의 ‘단인성군(单人成军)’이라고 표현한다.
실제 후난성 창사(湖南省长沙) 다저후 OPC 창업센터에서는 5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기업이 AI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5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10여 개 외식업체의 배달 데이터를 분석하고 운영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슈퍼 개인들이 모인 슈퍼 팀’이라고 설명한다.
OPC의 ‘1인’은 반드시 직원이 단 한 명뿐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지역에 따라 5명에서 20명 이하의 소규모 조직도 OPC로 분류한다. 핵심은 개인이나 소수 인력이 중심이 되고 AI와 외부 전문서비스를 활용해 기존 중소기업 수준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데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도 OPC를 청년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새로운 수단으로 보고 지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선전시는 2027년까지 1만㎡ 이상의 OPC 공동체 10곳 이상을 조성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AI 창업기업 1천 곳과 창업 인재 1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베이징과 상하이, 항저우, 쑤저우, 창사 등도 임대료 감면과 창업자금, AI 연산 자원, 주거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6일 베이징 중관춘에서는 ‘2026 OPC 혁신생태 발전대회’도 열렸다. 중국은 OPC를 단순한 개인 창업이 아니라 AI 기술을 실제 산업과 연결하는 새로운 경제조직으로 육성하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AI가 있다고 누구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기업의 지속성과 위험 대응 능력을 믿지 못해 대기업이 계약을 꺼리는 경우가 있고, 제품은 만들었지만 고객과 주문을 확보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AI가 만든 프로그램과 콘텐츠의 지식재산권, 개인정보와 데이터 사용, 회사와 개인 재산의 구분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일부 지역이 사무실과 보조금 제공에만 치중하고 정작 창업자에게 필요한 고객과 사업 기회를 연결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I는 인력을 대신할 수 있지만 시장을 찾아주거나 사업성을 보장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확산하는 1인 기업은 AI가 일자리와 창업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앞으로의 기업 경쟁력은 직원 수보다 한 사람이 AI와 외부 자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OPC가 기존 기업과 일자리를 모두 대체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 사람이 시작한 기업이 성장하면 결국 더 많은 사람과 전문조직이 필요해진다. 중국의 1인 기업 열풍은 ‘사람 없는 회사’의 등장이 아니라, 적은 인원으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업 형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