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중국 윈난성의 한 전통 마을에서 체류형 관광객들이 현지 주민처럼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윈난성의 체류형 관광객은 2025년 551만명을 넘어섰으며 평균 체류기간은 83일에 달했다. (AI 생성 이미지)
윈난성 문화관광청에 따르면 2025년 윈난성을 찾은 체류형 관광객은 551만2천400명으로 전년보다 41.4% 증가했다. 이들이 머문 기간은 평균 83일로 전년보다 3일 늘었으며, 총소비액은 697억500만 위안(약 14조6천억원)으로 54.2%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이처럼 다른 지역에 장기간 머물며 생활하는 여행 방식을 ‘여거(旅居)’라고 부른다. 한국의 ‘한 달 살기’와 비슷하지만 실제 체류기간은 두세 달에서 반년 이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여거객들은 단체 관광객처럼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이동하지 않는다. 아파트나 농촌주택, 장기 체류형 숙박시설을 빌려 현지 시장에서 장을 보고 주민들과 교류하며 일상생활을 경험한다. 다리(大理)와 리장(丽江), 텅충(腾冲), 시솽반나(西双版纳) 등이 대표적인 체류 지역이다.
윈난성이 체류형 관광지로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다. 대부분 지역의 7월 평균기온은 20∼23도, 1월은 7∼11도로 여름에는 피서, 겨울에는 피한이 가능하다. 여기에 비교적 저렴한 생활비와 풍부한 자연환경, 소수민족 문화도 장기 체류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체류형 관광객 가운데 고령층의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지난해 윈난성에 장기간 머문 노년층은 약 98만명으로 전년보다 91.5% 증가했다. 윈난성은 의료·돌봄 서비스를 결합한 체류형 양로시설 100곳을 조성하고, 외지 노인도 현지 주민과 비슷한 우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은퇴자뿐 아니라 원격근무가 가능한 청년과 창작자, 자녀와 함께 체험학습에 나선 가족으로 이용층이 넓어지고 있다. 윈난성에는 카페와 문화창작 공간, 공유작업실 등 장기 체류객을 겨냥한 ‘여행·창업 공방’도 2천300여곳 들어섰다.
농촌 지역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25년 기준 체류형 관광사업에 참여한 윈난성 자연마을은 824곳이며, 농촌의 빈집 2만7천400여 채가 숙박시설이나 체험공간으로 활용됐다. 관광객 숫자보다 체류기간과 지역 내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관광산업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장기 체류객 증가에 따른 의료와 교통, 주거 관리 문제도 과제로 지적된다. 일부 농촌 숙박시설은 응급호출 장치나 미끄럼 방지시설이 부족하고 의료기관과 거리가 멀다. 겨울철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버스 부족과 임대료 상승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관광업계는 윈난성의 사례가 단순히 방문객을 늘리는 관광에서 외지인이 지역사회에 머물며 소비하고 생활하는 ‘생활형 관광’으로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