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인도 국가재난대응군과 소방대원들이 뉴델리 사티아 니케탄의 학생 숙소 붕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과 잔해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고로 7명이 숨지면서 델리 당국은 학생 밀집지역의 노후 숙소에 대한 긴급 구조안전 점검에 착수했다.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1시30분께 델리대학교 남부캠퍼스 인근 사티아 니케탄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 건물은 외지에서 유학 온 남학생들이 비용을 내고 거주하는 민간 숙소인 ‘PG(Paying Guest)’로 운영되고 있었다.
경찰과 소방대, 국가재난대응군(NDRF)은 중장비와 탐지견을 동원해 27시간 넘게 구조작업을 벌였다. 잔해 속에서 모두 12명이 구조됐지만 이 가운데 7명이 숨졌으며, 생존자 5명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숨진 사람 가운데는 대학생과 건물에서 일하던 고령 노동자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 일부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한 건물은 약 55년 전에 건축된 노후건물로 최근 일부 보수공사를 거쳐 지난 8월 다시 학생들을 받기 시작했다. 현지 주민들은 사고 당시 지하층에서 굴착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당국은 지하 공간에 고인 물과 굴착공사, 건물의 구조적 결함 등이 붕괴에 영향을 줬는지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정밀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건물 소유주와 가족을 체포해 불법 공사와 안전관리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델리시 공무원 5명도 건물 관리와 단속을 소홀히 한 혐의로 직무에서 배제됐다.
델리 고등법원은 이번 사고를 “매우 불행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건물주뿐 아니라 델리시와 델리대학교의 책임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이 충분한 기숙사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많은 외지 학생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 숙소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티아 니케탄 일대는 델리대학교 남부캠퍼스와 가까워 학생용 숙소와 임대주택이 밀집해 있다. 작은 주택을 여러 층으로 증축하거나 내부를 좁은 방으로 나눠 운영하는 사례가 많지만 구조안전과 소방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레카 굽타 델리 주총리는 사고 이후 관계기관 긴급회의를 열고 사티아 니케탄을 비롯한 학생 밀집지역의 민간 숙소에 대해 일주일 안에 구조안전 점검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
델리 정부는 학생 숙소와 학교, 병원, 요양시설 등 다중이용 건물에 정기적인 구조안전 진단과 안전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정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안전확인서를 받지 못한 건물은 학생 숙소나 공공시설로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델리 당국은 사용하지 않는 시 소유 건물을 안전한 공공 학생숙소로 전환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민간 숙소에 집중된 학생 주거 수요를 분산하고 대학가의 만성적인 기숙사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인도에서는 우기에 많은 비가 내리면 노후건물의 지반과 구조가 약해지면서 붕괴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번 참사는 급격한 도시 인구 증가와 대학 기숙사 부족, 불법 증축, 허술한 안전점검이 결합한 결과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인도 대도시의 학생 주거 안전 문제가 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