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 그의 발언이 허위 사실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판결은 단순히 이재명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선거법의 한계와 우리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과정에서 거짓말로 유권자를 속이는 일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법이다. 하지만 이미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에게도 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낙선자는 유권자의 선택으로 이미 공직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도 법이 그에게 형벌을 더한다고 해서 무엇을 되돌릴 수 있을까?
문제가 된 두 발언은 "김문기를 알지 못한다"는 것과 "백현동 토지 용도 변경이 국토부의 압력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 두 발언은 단순히 사실 여부를 넘어서 개인의 생각이나 느낌과 관련된 내용이다. 특히 "압력을 느꼈다"는 말은 당시 지방자치단체장의 입장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심리적 상태다. 이를 두고 법이 거짓말이라고 단정 짓는 건 지나치다.
이번 판결이 더 논란이 되는 이유는 정치적 배경 때문이다. 당선자는 검찰을 지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낙선자는 이 과정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다. 공직선거법은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만, 이번 사례는 오히려 권력의 불균형을 더 크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낙선자는 기소되어 처벌되고 당선자는 기소조차 되지 않는 대선의 경우 공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선거법이 꼭 이렇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후보자의 발언이 거짓인지 아닌지를 법이 따지지 않는다. 대신 이런 판단은 유권자가 한다. 선거에서 거짓말을 한 후보는 결국 유권자가 판단해 심판하는 것이다.
이재명 사건은 우리 공직선거법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얼마나 맞는지 다시 돌아보게 한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말은 유권자가 판단하도록 남겨 두는 것이 맞다. 법은 당선자의 권력 남용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낙선자에게 법적 처벌까지 가하는 것은 오히려 민주주의의 자유와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직선거법이 현실과 민주주의 원칙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선거는 유권자가 주인공이 되는 과정이다. 법은 이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돕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법이 너무 깊이 개입하면 오히려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