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피싱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 중이나 피해 사례 계속 증가 중

중국에 소재한 진출기업들도 점점 더 교묘해지는 피싱사기에 주의해야

중국의 피싱단체(电信诈骗, 전화·문자·인터넷 등을 통한 사기) 거점이 점차 중국 대륙지역에서 미얀마 북부 지역을 비롯한 해외로 이전하고 있으며 피싱 피해 사례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피싱 사기는 2016년부터 하락하다가 2019년부터 다시 상승했으며 1인당 평균 사기 금액도 증가했다. 사기범들은 주로 공안, 검사 등 정부 집행 기관 인원을 사칭하거나 연애 명목으로 피해자를 현혹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이체를 유도한다. 중국에 소재한 진출기업과 우리 교민들은 주요 피싱 사기 사례 및 방법을 참고해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중국 피싱 사기 동향: 피싱 사기 및 피해액 증가세, 해외이전 사기단체 많아지는 중

중국의 피싱 사기 피해는 2011년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피해액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2년 기준 피싱 사기 한 건당 피해자의 평균 피해 금액이 2019년 대비 3배 늘어난 7만5000~8만5000위안(약 1372만~1555만 원)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피싱 사기방지법(反电信网络诈骗法)' 수립, 사기 방범 경고 메시지 송신, 사기 방범 모바일 앱 개발 등 다양한 수단을 실시했지만 사기 사건이 쉽사리 줄어들지는 않았다.

<2011~2022년 중국 피싱 사기 신고 건수>

(단위: 건)

[자료: 중국 국가통계국(国家统计局)]

중국의 사기단체들이 거점을 미얀마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으로 많이 옮기면서 2019년 이후 동남아에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사기 단체에 의한 피싱 사기가 많아졌다. 해외 사기단체는 중국어가 가능한 현지인을 모집하거나 동업, 취직 등을 명목으로 중국인을 유인해 동남아에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사기단은 폭력을 동원한 협박을 통해 사기단체 단원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피싱 사기를 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미얀마 북부 지역에 소재한 독립군 단체가 사기단체에 거점을 마련할 수 있는 은신처를 제공하고 별도 보호조치까지 취해준 사례도 있었다.

2019년 이후 동남아시아에 소재한 사기단체들이 중국인들에게 저지른 사기 건수는 200만 건으로 확인되며 사기 피해 금액은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2021년 들어서는 사기행각이 더욱 많아지면서 사기 사건은 300만 건, 사기 피해 금액은 15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중국 공안은 2019년에 캄보디아, 필리핀 등 10개 국가에서 현지 경찰들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는 사기단체 70여 개를 적발했으며 사기단체의 소속인원 총 4276명을 체포했다.

<사기단체들이 위치한 미얀마 북부와 중국의 국경 인접지역>

[자료: 소후신문(news.sohu.com)]

2023년 11월 중국 공안부는 미얀마 북부 코캉 자치구에서 활동하는 사기 범죄 조직을 검거했다. 중국 공안부는 미얀마 북부 사기 조직에 의한 자국인들의 사기 피해가 계속 늘어나자 올해 초부터 미얀마 북부 지역의 경찰 당국과 공조해 사기단체 검거에 나섰다. 미얀마 총 3개 지역에서 경찰과 군인들을 동원해 20개 이상의 사기단체를 급습했다. 이번 검거작전을 통해 총 2680명을 검거하고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와 컴퓨터 6500여 대를 압수했다. 11월 들어 사기단체의 총책 및 간부 387명을 포함한 총 4700명의 사기범을 검거해 본국으로 이송했다.

<중국으로 송환된 미얀마 북부지역 소재 사기단의 중국인들>

[자료: 중신왕(chinanews.com)]

온라인을 통해 점점 더 고도화되고 교묘해지는 피싱 사기

코로나 이후 비대면 접촉에 익숙해지면서 온라인을 통해 사기를 저지르는 빈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문자메시지로 허위 링크를 보내 결제를 유도하거나 특정 인사 혹은 기관으로 위장해 유선상 이체가 필요하다며 입금을 요청하는 피싱 사기를 저지른다. 이런 방법은 특정 통신 장비/프로그램을 통해 발신자의 전화번호를 위장할 수 있어 피싱 대상자가 현혹되기 쉽다. 또한 웨이보(微博), 위챗(微信)과 같은 SNS로도 피해자에게 지인의 별명, 프로필 사진 등을 도용한 이후 지인을 위장해 피싱 사기를 저지른다. 종합일간지 다허바오(大河报)에 따르면 사기단이 딥페이크(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합성 기술) 기술을 활용해 얼굴, 목소리를 변조한 이후 영상통화로 피해자의 신뢰를 얻으면서 피싱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한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피싱 사기를 저지르는 화면>

[자료: 다허바오(dahebao.cn)]

해외에서 벌이는 피싱범죄 주요사례

1. 정부 기관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를 압박

사기단체는 공안, 검사, 법원 등 정부의 집행기관 근무자인 척 사칭하고 범죄행위 수사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하기도 한다. 사기단체는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의 벌금만 납부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유명 전자 상거래 플랫폼(징동, 타오바오 등) 콜센터를 사칭해 구매를 유도하거나 유명은행의 고객센터로 위장해 예금보호강화를 명목으로 이체를 요구한다.

2. 투자기회, 저금리 대출 등 금융상품 소개

미공개 주식 관련 소식, 저금리 대출, 고수익 투자 상품 등을 미끼로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투자를 위해 이체를 요청한다.

3. 데이트 혹은 연애를 목적으로 접근

외모나 성격이 좋은 남성 또는 여성의 사진을 사칭해 장거리 연애를 하는 것처럼 위장한다. 피해자와 단기간 연애를 하는 것처럼 믿게 만든 이후 돈을 빌리거나 투자 기회를 추천한다는 방식으로 이체를 유도한다.

중국 피싱 사기 주요 피해사례

사례 1) A사의 회계사 M씨는 인터넷에서 한 남성을 알게 돼 온라인으로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다. 남성은 M씨에게 하루 수익이 투자금액의 10%에 달하는 투자 플랫폼을 소개했다. 남성을 장거리 연애 상대로 생각했던 M 씨는 남성의 말을 믿고 높은 투자수익에 현혹돼 13만 위안(약 2400만 원)을 허위 투자 플랫폼에 투자했다. M씨의 투자 규모는 점점 커져갔으며 남성의 권유로 회사 자본금을 횡령해 투자 플랫폼과 사기범 계좌로 총 960만 위안(약 17억4700만 원)을 송금했다. M씨의 상사가 어느 날 회사 계좌에서 비정상적인 이체가 계속 이루어졌음을 확인해 추궁하기 시작했다. M씨는 상사에게 그동안의 경과를 고백했고 공안국에도 위 사실을 자백했다.(자료: 중국 인민검사원(人民检察院))

사례 2) B사의 회계사 N 씨는 회사 임원들이 있는 QQ(중국의 SNS 플랫폼) 채팅방에 초대됐다. 채팅방 이름은 회사명이었으며 단톡방 구성원들의 이름은 각각 사장, 이사, 감사 3명이었다. 단톡방에서는 회사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 얘기되고 있었으며 단톡방에서 사장님이 N씨에게 현재 외부인과 상담 중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으며 회사계좌의 잔액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N씨는 회사계좌의 잔액을 사실대로 보고했으며 단톡방에 있는 사장님의 지시에 따라 회사 자본금 80만 위안(약 1억4564만 원)을 익명의 은행 계좌로 이체했다. 이후 N씨는 회사의 사장님을 회사에서 따로 만나고 소통한 결과 자신이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됐고 공안국에 신고했다. (자료: 숙성공안(宿城公安))

사례 3) P씨는 신용 문제로 인해 은행에서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는데 어느 날 한 금융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금융업체에서는 P씨가 대출 수요가 있는지 문의했으며 대출이 필요했던 P씨는 금융업체에서 다운받으라고 알려준 대출 앱(APP)을 다운받았다. 앱에서는 대출을 위해 보증금 납부 및 상환능력 증명을 명목으로 P씨에게 계좌이체를 요구했고 P씨는 13만7000위안(약 2370만 원)을 이체했다. 이체 이후에는 대출 앱은 다시 접속이 되지 않았고 금융업체에도 연락이 닿지 않아 P씨는 공안에 해당 사건을 신고했다. (자료: 중국 공안부(公安部))

시사점

중국 정부의 피싱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피싱 건은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중국에 소재한 진출기업과 교민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톈진시 소재 진출기업에 근무 중인 중국인 회계업무 담당 직원에게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피싱범죄를 시도한 사례가 확인됐다. 진출기업 대표의 위챗 프로필 사진과 동일한 사진, 동일한 별명을 사칭한 사람이 직접 회계 담당 직원에게 접근했다. 해당 사칭범은 회계 담당 직원에게 급하게 자금이 필요하다며 모 계좌로 이체를 요청했으나 이상함을 감지한 직원이 사장에게 보고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도 피싱 사기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중국 현지 공안의 피싱 방지(反诈) 담당 직원들이 관할지 주민들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대면으로 사기 사례를 공지하고 사기 방지 애플리케이션(전화, 문자 수신 시 피싱 이력 안내 및 신고 기능 포함)을 홍보하고 있다. 또한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에 주요 피싱 사기 피해 사례를 공지하면서 피싱 사기가 발생하기 전에 피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쏟고 있다. 현지 공안국의 피싱 사기 예방 전담 직원은 "접수한 메시지, 이메일 등 내용 중 수상한 링크는 절대 클릭해서는 안 된다. 수상한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으면 개인 정보를 공유하거나 은행 이체를 해서는 안 되며 먼저 110 경찰 신고 전화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설명했다.

자료: 신화사(新华社), 중국 국가통계국(国家统计局), 다허바오(dahebao.cn), KOTRA 톈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