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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한국 선거 이슈는 파, 의사 파업, 후보자 과거 발언
  • 이윤낙 발행인
  • 등록 2024-04-06 17: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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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서울 종로에서 시민들이 선거 벽보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사진: AP)


AP통신은 한국 총선에서 파와 사과 가격 급등. 의정갈등, 후보자들의 과거 발언 등이 한국의 유권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이슈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인들이 다음 주에 300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새로운 의회를 선출하기 위한 투표를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핵 위협과 미국의 안보 공약과 같은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의제에서 벗어나 생계와 기타 국내 문제를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로 선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유권자 4,400만 명 중 최대 30% - 40%의 중도층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4월 10일 선거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며 유권자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대해 아래와 같이 취재 보도했다.


온건 주의자


한국의 보수-진보 분열은 너무나 극명하기 때문에 많은 유권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의 정책을 보기보다는 소속 정당에 따라 누구에게 투표할지 이미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극단적인 양극화로 인해 당파적 갈등에 지쳐 물가, 일자리, 세금과 같은 생계 문제에 더 집중하는 온건파가 늘어났다고 서울에 본부를 둔 대통령 리더십 연구소의 최진 소장은 말한다.


최 교수는 한국인의 약 30%가 보수, 30%가 진보, 나머지 40%가 중도라고 추정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중도파의 비율을 30%로 보고 있다.


최 교수는 "한마디로 보수와 진보가 정치 현안을 놓고 격렬하게 다툰다고 해도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의 운명은 오히려 생계 문제를 조용히 지켜보고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는 온건파에 의해 결정된다."


일각에서는 진보 성향의 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해 2027년 5년 단임이 끝나는 보수 성향의 윤석열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많은 온건파들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한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외교 정책 어젠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미국, 일본과의 안보 협력 강화,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강경 노선 등이 포함된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2024년 3월 18일 월요일 서울 농협하나로마트에서 파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AP통신) 

윤 대통령은 지난달 서울의 한 식료품 쇼핑몰을 방문해 정부의 식품 가격 인멸 노력을 홍보했지만, 결국 파 가격을 거론하며 비판을 샀다.


윤 대표는 정부보조금 덕분에 한시적으로 할인된 가격인 875원(0.65달러)이라는 가격표가 붙은 파 한 다발을 보며 "시장을 많이 가봤는데 875원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몇 주 동안 3,000원에서 4,000원($2.2에서 2.9달러) 사이를 맴돌며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주요 진보 야당인 민주당 후보들이 선거 집회에 파를 들고 윤 대통령이 식량 가격을 과소평가하고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집권당인 국민의힘에 작은 위기를 초래했다.


파뿐만이 아니다. 3월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20% 이상 올랐다. 사과 가격은 90% 가까이 올라 198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온건한 진보주의자인 55세의 김태형 씨는 윤석열 정부가 경제 문제에 대해 잘 하지 않았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기로 거의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자신의 파 발언에 대해 비판받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파의 가격을 몰라도 나도 몰랐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천 명의 의사들이 몇 주 동안 파업을 벌인 것은 윤 대통령에게 또 다른 골칫거리다.


의사들이 2024년 3월 3일 일요일 대한민국 서울에서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 통신)

의대 인턴과 레지던트 등 의사들은 더 많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의대 연간 입학 정원을 3분의 2로 늘리려는 윤 대통령의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그들은 대학들이 그렇게 급격한 학생 증가를 감당할 수 없으며 그것이 국가의 미래 의료 서비스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하지만, 비평가들은 더 많은 의사 공급에 따른 소득 감소를 걱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으며 인구 대비 의사 비율은 선진국 중 가장 낮다. 그러나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려는 노력은 현직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격렬한 반대 때문에 과거 정부들이 이미 달성하지 못했던 정치적으로 위험한 프로젝트다.


윤 대통령은 당초 채용 계획으로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의사들의 파업으로 병원의 수술이 취소되는 등 환자들의 불편이 잇따르면서 타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대 정원을 반드시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너무 가파르고 갑작스럽게 증액을 밀어붙이고 있어 모두가 놀랐다"고 50대 중반의 자유분방한 서울시민 이철승 씨가 말했다.


지독한 수사학


상대방에 대한 경멸에 불을 붙인 경쟁 정당들은 서로에 대해 매우 공격적이고 모욕적인 말을 쏟아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경원 여당 후보의 친일 성향을 비판했다. 나경원 전 의원과 고(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름을 합쳐 '나베'라고 불렀다.


한동훈 여당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을 "극단적인 여성혐오"라고 일축했다. 일본어로 나베는 냄비를 의미하며, 여성을 비하하는 속어로 사용된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쓰레기'라고 표현했고, 이 대표 당 대변인은 '한 대표의 입'을 '쓰레기통'이라고 표현해 질타를 받았다.


또한 한국의 선거 레이스를 소용돌이치게 하는 것은 전 진보 성향의 전 법무부 장관 조국(趙國)인데, 그가 새로 출범한 군소 정당은 여론조사에 의해 10-1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조씨는 한때 윤석열 정권의 진보적 전임자인 문재인 정부 시절 떠오르는 정치 스타였으나, 개혁주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나라를 급격히 분열시킨 수많은 스캔들에 직면했다.


한 씨는 조씨를 "뻔뻔한 잡범"이라고 불렀다. 조 전 장관은 한·윤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범죄 집단의 대표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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