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xin Storage에서 생산한 LPDDR5
[더플라자글로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창신스토리지(Changxin Storage, CXMT)의 급성장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CXMT는 2020년 글로벌 DRAM 시장에서 거의 0%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5%까지 증가했으며 2024년 말에는 1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CXMT의 성장은 공격적인 생산 능력 확장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이뤄지고 있다. 이 회사는 2022년 월 7만 장 수준이던 DRAM 생산량을 2024년 말까지 월 20만 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독점하고 있던 글로벌 D램 시장의 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CXMT는 또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인공지능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CXMT는 중국 내 AI 기업과 협력하며 기술적 자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Nomura Securities)의 아시아 태평양 주식 리서치 공동 책임자인 CW Chung은 "CXMT의 부상으로 인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제품이 저가형 시장을 점유하는 새로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는 기술적 우위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량의 문제로,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격 경쟁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CXMT의 성장은 1980~1990년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을 메모리 시장에서 몰아냈던 방식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이는 다시 비용 절감과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눈덩이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CXMT의 점유율 확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DRAM 및 NAND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2024년 4분기 실적이 중국 기업들의 DRAM 확대로 인해 예상보다 낮아졌다고 인정한 바 있다.
CXMT의 급부상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경쟁 구도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