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시의 도시 풍경
필리핀 마닐라 번화가에서 한국인 남성이 무장 강도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 및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 45분경 마닐라 말라테 지역의 한 거리에서 거주 중이던 한국인 남성이 강도들과 소지품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총격을 입었다. 피해자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에는 피해자가 골목길로 들어간 뒤 오토바이를 탄 4명의 강도가 뒤따르는 모습이 확인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도들이 현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장면과 함께 피해자와 동행했던 여성이 급히 주변 상점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지 경찰은 사건의 구체적 경위와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사건이 발생한 말라테 지역은 마닐라에서도 한국인 상점과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대표적인 상업지역이다. 그러나 필리핀은 한국인을 표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국가로, 특히 2015년 이후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전체 아시아·태평양 지역 피살자 수의 44%를 차지할 만큼 위험이 높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현지 교민과 관광객들에게 인적이 드문 곳의 보행을 피하고, 야간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소매치기나 강도를 만났을 경우 지나친 저항보다는 침착하게 대응하고, 외출 시 개인 소지품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