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는 성폭력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2012년 델리에서 발생한 '니르바야(Nirbhaya)'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고, 인도 사회 내부에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사건 이후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약속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인도의 여성들은 성폭력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도에서 매 16분마다 강간 사건이 발생한다는 통계는 성폭력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인도에서 성폭력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인도에서 성폭력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가부장적 사회 구조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오랜 시간 남성이 권력을 쥐고 여성을 지배하는 문화가 이어져 왔고, 여성은 그 안에서 순종해야 한다는 강한 사회적 기대를 받아왔다. 남성은 강하고 지배적이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여성을 통제하는 권리로 이어지며, 이는 때로 성적 폭력을 정당화하는 문화로 나타난다. 더 나아가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다. 피해자가 "왜 그렇게 늦게까지 밖에 있었는지", "왜 그런 옷을 입었는지"에 대한 비난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탓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태도는 피해자 보호보다는 오히려 비난을 조장하며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다.

인도 정부는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법적 개혁을 시도했다. 강간의 정의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했으며, 미성년자에게도 성범죄에 대한 성인과 같은 처벌을 부과하는 법을 도입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인도에서 강간 사건의 유죄 판결률이 26%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법적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증거 부족이나 수사 지연으로 인해 많은 사건이 무죄로 끝나고, 범죄자들은 자신이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법의 엄격함보다 중요한 것은 법 집행의 확실성이다. 범죄자가 반드시 처벌을 받는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성폭력을 줄일 수 있는데 말이다.

발리우드(Bollywood) 영화도 이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다. 발리우드 영화는 오랫동안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그리고, 성폭력을 낭만적으로 묘사해 왔다. 남성 주인공이 여성을 괴롭히거나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며, 이를 미화하거나 코믹하게 그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묘사는 대중에게 성폭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성폭력을 민감하게 다룬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발리우드의 많은 영화는 여성을 약자이자 남성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존재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묘사는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대중의 인식 변화를 어렵게 만든다.

인도의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은 성교육이다. 성교육은 인도에서 오랜 시간 논란의 대상이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다. 그러나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성교육이 필수적이다. 특히 남성들이 여성의 존엄성과 성평등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에서부터 성평등 교육을 통해 남성들의 사고방식을 변화시켜야 성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성폭력 문제는 단기적인 법적 개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인도의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 사회적, 문화적 변화가 필요하다. 여성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사회 구조와 인식이 변화해야 하며, 이는 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교육과 성평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은 그 첫걸음이다. 인도 사회는 물론 모든 나라의 모든 여성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해야만 한다.

(발리우드(Bollywood)는 인도의 영화 산업을 대표하는 용어로, 특히 인도 뭄바이에서 제작되는 힌디어 영화를 가리킨다. "발리우드"라는 단어는 인도의 영화 수도인 "봄베이(Bombay, 현재의 뭄바이)"와 할리우드(Hollywood)를 합친 말로, 할리우드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중적인 영화 산업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