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해외 직구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해외 직구 총액은 약 6조 7천억 원으로, 불과 10년 전인 2014년의 1조 6천억 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국 직구 시장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요 수입처로 자리 잡았다. 이는 직구가 기존 유통 채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에서, 해외 직구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중한 선택을 요구한다.
직구는 기존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방식으로, 중간 마진이 없어 저렴한 가격을 제공한다. 예컨대, 가전제품이나 의류, 화장품 같은 생활 밀착형 품목들은 국내 시중가 대비 큰 폭의 가격 차이를 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 뒤에는 안전성과 품질 관리라는 이면이 존재한다. 최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 결과, 직구 제품 중 일부가 국내 안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아동용품, 전자기기, 화장품 등 생활에 밀접한 품목에서 안전성 문제가 자주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해외 직구 제품은 생산국의 품질 기준에 따라 제조되지만, 이 기준이 국내 기준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일부 직구 제품에서는 중금속 초과, 안전성 미비, 전자파 과다 등의 문제가 보고됐다. 이는 단순한 결함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용 제품의 경우 안전성 부재는 더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이러한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
직구는 분명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며, 합리적 소비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선택의 자유는 그에 따르는 책임도 수반한다.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전 관세청의 '해외직구 여기로'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 정보를 확인해야 하며, 국내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또한, 품질 보증 및 사후 서비스(A/S)가 불가능한 제품은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안전을 위한 새로운 기준 정착이 필요하다
해외 직구 시장의 지속 성장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 시장이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소비자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고, 직구 제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가격만을 기준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안전성과 품질을 고려한 현명한 소비 습관을 길러야 한다.
결국, 해외 직구는 우리의 소비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문화를 정립할 기회다. 저렴한 가격이 유혹적일 수 있지만, 가격만이 전부가 아니다. 안전한 소비가 곧 나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