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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치 얘기 하지 말자 ?”
  • 이윤낙 발행인
  • 등록 2024-12-27 09:52:12
  • 수정 2024-12-27 09: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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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치 이야기, 피할 것인가 풀어낼 것인가 -

정치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피하고 싶은 주제다. 진영 갈등이 극심해지면서 가족이나 친구 간에도 정치적 견해 차이가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 흔해지자 "정치 얘기는 하지 말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곤 한다. 하지만 정치적 논의는 단순히 갈등의 씨앗일까? 혹은 우리가 더 나은 이해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까? 정치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를 단순히 금기시하거나 회피하는 태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정치적 대화는 복잡하고 때로는 감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논의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문제를 심화시키고, 개인 간의 관계에서도 오해를 키울 수 있다. 정치적 결정은 우리의 경제, 교육, 복지 등 삶 전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러한 대화를 피하기보다는, 더 나은 대화 방식을 찾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의 첫걸음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된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는 대화를 막는다. 서로의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압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설득하려 하거나, 팩트가 아닌 가짜뉴스나 법 또는 상식에 근거하지 않은 억지 주장에 의존하면 갈등은 더욱 깊어진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상호 인정하는 토대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대화의 목적은 상대를 이기거나 바꾸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감정의 조절도 건전한 정치 대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정치적 논의가 격렬해지는 이유는 종종 감정의 과도한 개입 때문이다. 감정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그것이 논리와 사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 중 과열되었다고 느낄 때는 잠시 멈추고 차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다스리며 대화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성숙한 인격이다.


정치적 논의는 단순히 갈등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이를 기반으로 대화를 이어간다면, 정치적 차이는 더 이상 관계를 해치는 요인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배우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다. 상대를 존중하고 말을 끊기보다는 조용히 경청한 후, 반박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감정 개입 없이 사실과 상식에 근거해 전달한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정치 이야기를 무조건 피하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해야 한다. 그것이 진영 논리나 생각의 차이를 넘어 더 나은 이해와 협력을 만들어내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 속에서 상호 성숙함을 추구한다면, 정치 얘기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사회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발행인 이윤낙]

tjplaza@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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