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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입추(早立秋), 만입추(晚立秋)
  • 이윤낙 발행인
  • 등록 2023-08-08 15:12:51
  • 수정 2024-02-28 16: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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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 하늘은 여름빛을 수확하고 나무 잎은 가을 소리를 냅니다."

 

오늘 8월 8일 2시 23분은 24절기 중 입추(立秋)다. 이때부터 양기가 점차 걷히고 만물이 축축해지며 무성한 성장에서 성숙한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입추는 '가을에 들어선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입추는 천문학적인 의미의 가을이 올 뿐 기상학적인 가을이 아니다. 기후적으로 계절을 구분하는 것은 주로 '대기 평균 온도'의 변화에 따라 결정되는데, 즉 5일 연속 지역 평균 온도가 22도 미만이어야 기후 의미의 가을로 간주된다.

 

입추 이후에도 열기가 사라지고 기온이 낮아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우리나라는 여전히 무더운 여름인데 '입추는 오히려 복날보다 덥고 점심 전후로 불에 타는 것 같다'는 속담이 있다.

 

7월 11일 복날이 시작된 후 한동안 '찜질방처럼 삶는' 무더운 날씨를 견뎌낸 사람들은 시원한 가을 바람이 일찍 불어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입추를 '조(早)입추'와 '만(晩)입추'로 구분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크게 두 가지 다른 분법이 있는데, 첫 번째 분법은 음력 7월을 기준으로  입추에 아직 음력 7월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조입추'라고 하고, 반대로 입추가 음력 7월에 들어갔다면 '만입추'라고 한다, 올해 입추는 6월 22일로 '조입추'에 속한다. 두 번째 분법은 시점으로 구분되는데 0시부터 12시까지를 '조입추', 12시부터 24시까지를 '만입추'라고 한다.

 

이로 인해 민간에서도 '아침 입추는 서늘하고 저녁 입추는 더워 소가 죽는다', '아침 입추는 부채를 버리고 저녁 입추는 부채가 멈추지 않는다'와 같은 많은 속담이 생겨났다.

 

입추에 대한 이러한 속담이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만 분명한 과학적 근거는 없으며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태양 복사, 대기 순환 및 인간 활동이기 때문에 입추는 아침과 저녁의 날씨가 덥지 않은지 사이에는 뚜렷한 대응 관계가 없다.

 

입추는 아침저녁으로 무더운 기온의 끝자락에 접어들어 가을을 향해 가는 절기이다. 낙엽이 가을을 알고 풍성해져가며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자 한없는 동경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가을을 깨물다', '가을을 만지다', '가을에 살을 붙이다'와 같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입추를 맞이하고 "날이 선선하고 만물이 영그는 가을이 좋다"고 하는 설렘으로 가을을 기다리자.


[더플라자글로벌=이윤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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